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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베트남에서 바람났어요!

베트남에서도 배우자의 부정행위 처벌 가능, 현실은?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합니다.
1달전 호치민시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성이 한국 영사관을 찾았다. 담당 영사를 만난 이 남성은 하소연을 시작했다.

“여기서 만나 결혼한 베트남인 아내가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합니다.
베트남에 간통법이 존재한다면 아내를 고소하고 싶습니다.”


과거 한국에 존재하던 간통법 내지 그와 유사한 법이 있다면 이를 통해 고소를 하겠다는 것이 이 남성의 의도였다.

담당 영사는 곧바로 자문 변호사를 통해 베트남 현행법을 살펴봤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부부간에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 처벌 조항이 있다.
2016년 7월부터 발효된 형법에는 일부일처제에 따라 기혼자가 다른 이성과 동거해 가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경우, 피해의 경중에 따라 최소 3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구속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법적으로 배우자의 외도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외도에 대한 처벌 근거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실제 처벌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명백한 증거 확보가 필수다. 막연한 심증만으로는 고소 자체가 어렵다.

과거 한국에 간통법이 존재했을 때, 경찰을 대동하여 외도 현장을 잡거나, 이에 준하는 동영상 정도만 법적 증거로 인정됐다.
단순한 문자 메시지나 통화 기록은 증거가 되지 못했다. 베트남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한국의 간통법과 베트남 법의 차이는, 한국의 경우 간통죄 고소를 위해서는 이혼을 전제로 이혼 소송을 먼저 제기해야 했지만, 베트남에서는 부부관계를 유지한 상태에서도 고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호치민시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베트남 한인사회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와 관련해 몇 차례 이슈가 있었지만 실제 법적 처벌까지 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증거를 확보하고 베트남 법원에서 이를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 여성연합의 비티호아(Bùi Thị Hòa) 부회장 역시 “배우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베트남 법률은 너무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적용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한 한국여성이 교민 단체톡방에 “베트남 여성과 동거 중인 남편을 고소할 방법을 알려 달라”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다.
앞서 언급했듯 베트남 현지에서도 고소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처벌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법조인들은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다만 한국에서는 지난 2015년 간통법이 폐지됐다. 사랑과 결혼의 종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국가가 정한 법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에 달려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법이라는 울타리를 사회적 통념이 아닌,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두겠다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다만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유책사유로 이혼 및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상간녀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할 수 있지만, 해당인이 한국에 재산이 없고, 베트남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일 경우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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