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선제 조치로 삼성전자 글로벌 최저한세 4300억, 베트남에 납부

삼성전자가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에 따라 처음으로 추가 세금 약 4300억 원을 베트남에 납부한다.
원래 이 세금은 본사 소재지인 한국에 납부해야 하지만, 베트남이 QDMTT(적격소재국추가세) 제도를 선제 도입하며 과세권을 확보했다.

글로벌 최저한세와 베트남의 조세 전략이 삼성전자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글로벌 최저한세와 삼성전자의 세금 부담

글로벌 최저한세는 다국적기업이 특정 국가에서 실효세율 15% 미만으로 세금을 내면, 그 차액을 모기업 소재 국가에 납부하도록 한 제도다.
OECD와 G20 주도로 설계돼 2023년부터 시행됐다.
삼성전자는 2024년 연결 재무제표에서 이 항목에 약 4300억 원을 기재하며 처음으로 비용을 인식했다.

베트남은 표준 법인세율 20%를 적용하지만,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에겐 인센티브로 낮은 실효세율을 제공한다.
베트남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그간 낮은 세율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글로벌 최저한세 시행으로 15% 미만 세율 차액분을 추가 납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베트남 유효세율이 15% 미만”이라며 당기 법인세 비용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QDMTT 도입과 과세권 확보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세금은 원칙적으로 본사 소재 국가인 한국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베트남은 QDMTT를 도입해 자국에서 발생한 세금을 직접 걷을 수 있게 했다.
QDMTT는 사업장 소재 국가가 추가 세액에 대한 과세권을 갖는 제도로, 베트남은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세금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QDMTT 도입으로 해당 세금을 베트남에 납부한다”며, 다른 지역의 글로벌 최저한세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광장에 따르면, 현재 47개국이 QDMTT를 도입했지만 한국은 아직 미도입 상태다.
이는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의 추가 세금이 한국 과세당국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조세 경쟁

베트남의 선제 조치는 자국 내 다국적기업의 세금을 외부로 유출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은 QDMTT 미도입으로 유사 상황에서 과세권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추가 세금 납부는 글로벌 조세 환경 변화와 국가 간 경쟁의 단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