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셋째부터 징계대상”…베트남의 시대착오적 규정과 저출산 고민

베트남의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며 합계출산율이 1.91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출산 장려 정책을 검토 중이지만, 여전히 공무원이 셋째를 낳으면 징계받는 낡은 규정이 남아 논란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부동산·교육 부담 속에서 베트남의 출산율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베트남의 저출산 위기

베트남 통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21년 2.11명에서 2023년 1.96명, 최근 1.91명으로 4년 연속 하락했다.
도시 지역은 1.67명, 농촌은 2.08명으로 지역 격차가 뚜렷하며, 호치민시는 1.3명대에 불과하다.

현 추세라면 2054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전망이다.
프랑스가 고령화에서 고령 사회로 전환하는 데 115년 걸린 반면, 베트남은 19년 만에 이를 겪었다.

베트남 정부는 출산율 낮은 지역에 재정 지원과 등록금 면제 등 파격 정책을 제안했지만, 전문가들은 효과를 회의적으로 본다.
특히 하노이와 호치민 같은 대도시의 출산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부동산과 교육 부담

저출산 원인은 한국과 비슷하다. 새빌스에 따르면 하노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350만 원으로, 1년 새 24% 올랐다.
2020~2024년 신규 분양가는 연평균 18%, 매매가는 14% 상승했다.

30대 직장인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출산을 미룬다.
교육 열기도 문제다. 공립학교는 무상교육이지만, 대기업 맞벌이 가정은 사립학교(월 수십만 원)나 국제학교(월 200만 원)를 선호한다.
영어, 피아노 등 과외로 채워진 스케줄은 다자녀 가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

시대착오적 공무원 규정

베트남은 과거 인구 억제를 위해 공산당원과 공무원이 셋째 이상 낳으면 징계받는 규정을 뒀다.
2017년 결의는 이를 명시하며 인구 정책 준수를 강조했다. 하지만 출산율이 급락하자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이 커졌다.
정치국은 최근 규정 수정을 요청했지만, 이는 베트남이 인구 감소를 예측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도시화와 출산율 전망

경제 성장으로 도시화율이 높아지며 농촌 인구가 대도시로 이동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출산율 하락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출산 장려책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분석이다.